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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른 아홉이 됐다.

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나이. 마흔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마흔이 되면 또 어떨까싶어 가끔 그려보긴 했으나, 그 한해 전 나이는 그냥 통로같은 느낌. 그리고 그 통로에 들어선 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났다.

30대가 되면 한창 일할 나이라 하는데, 그 실감을 다 지난 요즘 많이 한다. 한창 일할 때는 정말 한창 일하느라 몰랐는데, 체력이 슬슬 부치다보니 그간 많이 바쁘게 살았나 싶다.

출근해서 미팅을 한 두군데 다녀오면 그냥 퍼진다. 오늘 할 일을 체크해뒀음에도 무기력하다고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냥 그대로 널부러져 버린다. 저녁이나 야식을 먹고 맛있음을 느끼다가 TV+핸드폰 만지작거리다 하루가 간다. 딱히 체력을 소진하는 일도 충전하는 일도 생산적이지도 우울하지도 않는 그런 시간. ‘이렇게 보내기엔 아깝기도 하고, 그래 그 동안 바빴으니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’가 절묘한 대치를 이루는 상황. 며칠 전 든 생각은 이게 다 체력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결론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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